16일 밤부터 쏟아진 집중호우에 충남 서산 도심이 다시 물에 잠겼다. / 사진=시민 제보

16일 밤부터 쏟아진 집중호우에 충남 서산 도심이 다시 물에 잠겼다. 17일 오전까지 이틀간 평균 270㎜, 운산면에는 460㎜가 넘는 비가 내렸다.

읍내동, 특히 상습 침수 지역인 서부상가 주변은 흙탕물이 도로를 타고 상가와 차량을 덮쳤고,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이번 침수로 시민 2명이 사망했다. 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차량 내 고립이 원인으로 추정되며, 정확한 사인은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서산시는 현재 도심 5개 구간, 총 7.7km에 걸쳐 하수관로를 확장하거나 신설하는 '도시침수 대응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비 포함 총 398억 원이 투입되며, 직경 1100㎜ 관로를 설치해 시간당 90㎜의 폭우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흙탕물을 퍼내며 복구 작업을 하던 주민 A씨는 "이럴 때 시의원이나 시장은 코빼기도 안 보인다. 피해 다 끝나고 나서야 생색내러 오는 거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주민 B씨는 "서산에서 50년을 살았지만,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라며 "가게 안 집기류가 죄다 흙탕물에 뒤덮인 걸 보니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에 쌓인 흙이라도 빨리 치워 줘야지 오늘 또 비가 내리면 이 흙들이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 올 것 아니냐?"며 토로했다.

침수 피해가 반복되자 시민들의 분노는 행정에 대한 불신으로 번졌다. 서부상가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주민 C씨는 "비만 오면 가슴이 철렁한다. 어젯밤에도 가게 안에 물이 무릎까지 차올라 에어컨, 냉장고, 소파까지 다 버리게 생겼다"며 "얼마 전 하수관을 큰 걸로 교체했다고 했는데 오히려 물 난리가 더 심하다. 무조건 하수관만 키운다고 해결되는 게 아닌 것 같다. 밑에 관이 막혀서 그런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