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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공공기관 연구개발(R&D) 성공률이 90%가 넘는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R&D 구조 및 평가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전임 윤석열 정부 당시 과학기술 R&D 예산을 삭감한 사실을 직격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세종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 업무보고에서 “과학기술 존중 사회여야 성장·발전의 기회가 있는데, 대한민국 성장 토대가 연구개발에 있다는 것을 망각한 때가 있었다”며 “상당히 큰 타격이 있었다. 빨리 복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정부의 과학기술 R&D 삭감 사실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또 전 정부 때 우주항공청이 경남 사천으로 옮겼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핵심 연구부서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은 대전에 남아 있어 문제라는 취지로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국연구재단의 보고에 “통계적으로 우리나라 R&D 성공률이 너무 높다”며 “성과 평가 방식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성공 가능성이 높고 돈이 될 만한 연구는 기업이 하면 되니 공공기관은 단기적인 성과가 나지 않아도 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연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존 R&D 성과 평가 기준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성과 평가 방식이 이렇게 된 이유는 사람을 못 믿어서 그런 것”이라며 “모두를 위반 가능성이 있는 의심 대상으로 만들어 통제하는데, 제재는 약하다”고 지적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독자 인공지능(AI) 모델인 ‘K-AI’를 확보하고, 이 같은 범용 AI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민생 10대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가동한다고 보고했다. △AI국세정보 상담사 △농산물 알뜰 소비정보 플랫폼 △국가유산 AI 해설사 △SNS 기반 청소년 위기징후 탐지 시스템 △AI 인허가 도우미 △소상공인 AI 창업 경영 컨설팅 △모두의 경찰관(경찰 민원 AI 처리) 등이다.

이 대통령은 설명을 들은 뒤 “내가 생각하는 범용 AI와는 많이 동떨어져 있다”며 “세상사가 얼마나 복잡한데 (과기정통부가 준비하는 것은) 많이 부분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익숙한 것은 챗GPT 같은 것”이라며 “이것처럼 우리 고유의 모델을 만드는 중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배 부총리는 “기본이 되는 모델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고, 컨소시엄 선정 및 대국민 서비스를 어떻게 할지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내년 1월 15일 한국형 AI 컨소시엄 참여 업체가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