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1일 마약과 총기류 관리 대책이 어려운 이유로 법적 문제와 부족한 인력을 꼽은 이명구 관세청장에게 “인력이 없어서 필요한 일을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획재정부·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관세청의 ‘마약 단속’ 문제에 관한 보고를 받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처별 업무보고를 전면 공개하겠다고 밝힌 뒤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업무보고를 생중계하는 것은 역대 정부 중 첫 사례로, 이 대통령이 이 청장을 질타하는 장면은 실시간으로 공개됐다.
이 대통령은 국내 마약 밀반입과 관련해 “통관 자체 단계에서 검색해서 막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지금도 하고 있겠죠. 그럼에도 많이 들어온다는 거 아니냐”며 “그래서 제가 얼마 전에 특송 우편에는 별도 인력을 투입해 추가 검색을 하라고 했는데 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청장은 “동서울우체국 한 군데에서만 한다”며 “아무래도 인력적인 부분들의 한계가 제일 중요하지 않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니까 그래서 하라고 했는데 왜 인력 보강이 안 됐나”라고 물었고,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통관된 우편물을 재검사하는 부분에서) 법적 문제에 걸리는 게 있다”고 했다. ‘우편 검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뭐가 법적 문제가 걸리냐, 관세청이 인력을 채용하고 행정안전부에서 인력 증원 동의해주고 예산 편성해가지고 하면 되는 거 아니냐”며 “그러면 마약견 가지고 냄새 맡아보는 것도 다 위반이냐?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했다.
이 청장은 “한 번 통관이 됐기 때문에 통관이 된 것을 다시 우체국에서 본다는 부분에 있어서 법적인 문제와 관련해 고민을…”이라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말을 끊고는 “아직도 고민이 안 끝났느냐”며 “지금 내가 이 얘기한 지가 몇 달이 됐는데”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우편물 내용물을 보는 것도 아니고 글자를 들여다보는 것도 아닌데 왜 문제가 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