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블로그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나 “한국은 경제 규모와 외환 시장의 측면에서 일본과는 크게 다른 점을 고려해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3500억 달러(약 49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가 국내 외환 시장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제한 통화 스와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뉴욕의 주유엔 대표부에서 베선트 장관을 접견하고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밝혔다. 김 실장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대미 투자 패키지와 관련해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김 실장은 한국의 협상 카드인 ‘무제한 통화 스와프’와 관련해 “고등학교 수학 용어로 설명하면 ‘필요조건’으로, 이게 안 되면 충격이 너무 커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7월 말 타결한 관세협상과 관련해서도 우리 측 비망록과 이후 미국이 전달해온 양해각서(MOU) 내용이 “판이하게 다른 게 있었다”고 했다. 김 실장은 “무제한 통화 스와프가 된다고 해서 자동으로 (협상이) 다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 대통령이 (외환 시장과 관련한) 주무 장관인 베선트 장관에게 포인트를 상세히 설명한 만큼 오늘 접견이 향후 협상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한미동맹은 굳건하며 일시적 또는 단기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충분히 잘 극복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베선트 장관이 통화 스와프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주 방미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베선트 장관과의 면담에서 통화 스와프 체결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미국은 이날 일본에 이어 유럽산 자동차에 대해서도 15%의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여전히 25%의 관세가 부과되는 한국 자동차 업계의 가격 경쟁력 하락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