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블로그

여당 내에서도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추진계획을 두고 '급발진'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급발진이 아니라 급결단"이라며 진화하고 나섰다.

장 의원은 26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법사위의 청문회 결정이 급발진'이란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급하게 결단을 내렸다는 점에서 급발진이 아니라 급결단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법사위가 워낙 현안이 많아 빠른 결단을 요하는 사안들이 많다. 모든 의원과 상의하지 못한 점은 송구하지만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앞서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2일 전체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해 청문회를 여는 안건을 강행 처리했다. 당 지도부, 원내 지도부와 상의 없이 당일 오후 늦게 기습적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지도부와 법사위원들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원조 친명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강경파를 겨냥해 "급발진하지 않았나"고 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김영진 의원의 표현을 염두에 둔 듯 "급발진이 아니라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는 게 한가한 상황 인식"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들의 분노와 상황 인식을 다르게 보는 게 아쉽다"며 "지도부와의 공감대는 이미 형성된 상태였다. 내란을 청산해가는 과정에서 이렇게 간극이 큰 것은 안타깝다"고 했다.

이날 장 의원과 함께 라디오에 출연한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장 의원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법원장을 감정적으로 불러 세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법원장은 삼권분립의 핵심인데 이런 식의 강압적 운영은 국민에게 실망만 준다"고 꼬집었다.

야권 일각에서 국정감사로도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장 의원은 "국정감사에서도 당연히 질의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이번 청문회는 대법원장이 국감에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자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