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사상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는 강원 강릉을 방문해 대책 방안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김홍규 강릉시장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자 질책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달 31일 KTV 국민방송의 유튜브 채널에는 이 대통령이 전날 강릉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주재한 가뭄 대책 회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물 공급을 위한 원수 확보 비용을 거듭 물었지만 김 시장은 얼마의 예산이 필요한지,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등을 확실하게 답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추가로 1000억원이 더 든다고 얘기했는데, 소요 내용이 무엇이냐”며 “이 1000억원은 기존 예산을 합친 금액을 말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강릉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재난 사태가 선포되면 정부 차원에서 인력‧장비‧물자 동원, 응급 지원, 공무원 비상소집 등 조치와 함께 재정적 지원도 가능해진다.
김 시장이 확답을 하지 못하자 이 대통령은 “기존 계획이라는 게 있고, 계획에 필요한 비용은 이미 다 책정되어 있을 텐데, 뭔가를 추가할 테니 정부가 새롭게 지원해달라고 말하는 것 아니냐. 추가로 드는 게 얼마냐”고 재차 물었다. 김 시장은 “500억원 정도”라고 답했고, 이 대통령은 “아까 1000억원이라고 그러더니 지금 500억원으로 줄었는데, 다행히”라며 실소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또 500억원은 정수장에 드는 비용이라는 김 시장에게 “정수장만 확장하면 되는 거냐. 원수는 이미 확보되어 있다는 거냐”며 “그건 또 아니지 않나”라며 답답한 듯 말했다. 이어 “기존 계획이 있다면, 원수를 정수하는 예산도 당연히 있을 것 같아서 하는 이야기다. 논리적으로 그렇지 않나”라고 했다.
결국 김진태 강원지사까지 나서 “현재 하고 있는 건 1만5000t짜리 정수장인데, 그걸로는 부족하니까 5만t을 맞추려고 한다는 것 아닌가. 대통령님이 물어보는 건 더 필요한 3만5000t에 대한 500억원의 예산에 원수 확보와 정수장 확장까지 다 들어간 것이냐”라고 설명했다.
5분 넘는 대화에도 이 대통령은 원하는 답을 듣지 못했고, 이 대통령은 “여기 있는 사람들 지금 다 못 알아듣고 있다”며 “나중에 무슨 말인지 확인해보시죠”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시장은 “9월에는 비가 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가 이 대통령으로부터 “하나님을 믿으면 안 된다. 사람 목숨을 실험에 맡길 수는 없다”는 질책을 받기도 했다.
한편, 1일 오전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4.5%로 예년 이맘때 저수율(71.7%)의 4분의 1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강릉시는 1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시간제나 격일제 급수 공급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