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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1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수사 개시 40여 일 만에 신병 확보에 나서면서 이번 심사는 향후 수사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10분부터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김 여사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달 9일 윤 전 대통령이 영장심사를 받은 장소이기도 하다.

김 여사는 이날 심문 시작 40여 분 전인 오전 9시 26분 검은색 카니발을 타고 서울중앙지법에 나타났다. 6일 특검 조사 때는 10여 분 지각했던 김 여사는 당시와 같은 검은색 투피스 정장에 흰색 셔츠 차림으로 검은색 가방을 들고 검은색 단화를 신었다. 김 여사는 “(특검 조사에 출석하며)말했던 ‘아무것도 아닌 사람’ 의미가 뭔가”, “명품 선물 관련 사실대로 진술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 여사는 6일 특검 출석 당시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공개 사과했다. 이날 별도 밝히지 않은 김 여사는 보안 검색대 앞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에 고개를 살짝 숙인 뒤 법정에 들어갔다. 특검에선 9시 44분경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입정했다.

앞서 특검은 7일 김 여사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공천개입)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건진법사 청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전직 행정관 등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며 증거인멸 가능성을 강조했다. 또 병원 재입원 가능성 등을 들어 도주 우려도 제시했다. 특검은 법원에 총 848쪽 분량의 구속 필요 의견서를 제출했다.

반면 김 여사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소환 조사에 성실히 응했고 도주나 증거인멸 가능성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강 악화도 방어 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특검은 심문에서 별도의 프레젠테이션(PPT) 자료를 준비해 구속 필요성을 강조하고, 김 여사 변호인단 역시 별도 PPT를 통해 특검 주장을 반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심문이 끝나면 김 여사는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릴 예정이다. 당초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가 유치 장소였으나 윤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특검이 변경을 요청했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12일 밤, 늦으면 13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법원이 김 여사의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면 전직 영부인 중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헌정사상 최초 사례가 된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지난달 10일 재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