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용산 인적쇄신 필요”…‘김건희 라인’ 경질 요구

이형석기자 승인 2024.10.14 07:44 의견 0
한동훈 당대표 / 사진=국민의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한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유세 현장에서 ‘김 여사에게 비선이 있다는 의혹도 있는데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정부와 여당이 민심에 따라 쇄신하고 변화하고 개혁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 대표는 여러 경로로 김건희 라인과 관련해 대통령실에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고위 관계자는 “국민들은 공직 사회에 김건희 라인이 있다고 믿고 있다”며 “대통령실이 당 대표의 의견을 수렴하고 쇄신해야 새로운 당정 관계의 출발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한 대표 측이 지목한 ‘김건희 라인’은 현직 대통령실 소속인 L 비서관과 C 비서관, K 비서관, K 선임행정관, H 행정관, K 행정관과 전직인 K 전 비서관 등이다. 김대남 전 행정관은 최근 공개된 녹취록에서 일부 ‘김건희 라인’을 거론하며 “용산은 ‘십상시’(박근혜 정권 실세 10인방을 이르는 말) 같은 몇 사람 있다”고도 했었다.

한 대표는 주변에 “대통령실뿐 아니라 어떤 공조직에도 공적 권한 없는 김건희 여사 라인이라는 건 존재하면 안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실 입장은 ‘그런 것 없다’ 또는 ‘없애겠다’ 둘 중 하나여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가 인적 쇄신을 요구한 김 여사 측근들은 한남동 관저에서 보고한다고 알려진 이른바 ‘한남동 라인’ ‘일곱 간신’이라는 게 여당 측의 설명이다. 현직 대통령실 L 비서관과 C 비서관, K 비서관, K 선임행정관, H 행정관, K 행정관 등 6명과 전직인 K 전 비서관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김 여사의 회사 코바나컨텐츠를 매개로 대선 전 김 여사와 친분을 쌓거나 김대남 전 행정관의 녹취록에서 김 여사 주변 ‘십상시’로 거론된 인물이다. 이들이 김 여사를 통해 업무 범위를 벗어나는 영향력을 끼쳐 왔다는 것이다.

한 대표가 연일 김 여사 문제를 공개 거론한 것은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두고 10·16 재·보선 여당 텃밭 지역에서 드러난 김 여사에 대한 싸늘한 민심과 이로 인한 패배 위기감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여당 지도부 내에선 “김 여사의 눈과 귀를 잡고 있는 자들의 정리는 정권의 명운이 걸린 문제”라며 용산과의 정면충돌도 불사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 여사와 명태균 씨 관련 의혹 등이 잇달아 터지면서 보수 전체가 붕괴될 수 있는,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이 순식간에 올 수 있는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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