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빙그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바나나맛우유'를 손에 든 장면이 포착되면서 빙그레가 뜻밖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

6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 매출은 전월 같은 기간보다 14.5% 증가했다. 젠슨 황 CEO가 지난달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치맥 회동' 자리에서 시민들에게 바나나맛우유를 나눠주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소비자 관심이 급증한 것이다.

빙그레는 이를 마케팅으로 적극 활용 중이다. 회사는 지난달 31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물 들어올 때 노 젓겠습니다. 바유 100개 쏘겟슨. 황송합니다"라는 문구의 이벤트 포스터를 올렸다. '겟슨'과 '황'을 노란색으로 강조하며 젠슨 황 CEO를 재치 있게 패러디했다.

예상치 못한 호재를 만난 빙그레는 올해 '바나나맛우유'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바나나맛우유'의 올해 9월까지 누적 매출은 2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연말에는 26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2500억원)보다 4% 늘어난 수치다. '바나나맛우유'는 빙그레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효자 상품이다. 하루 평균 판매량이 100만개에 달하고, 누적 판매량은 99억개에 근접했다.

해외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DS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빙그레의 별도 기준 수출 비중은 2020년 8%에서 2023년 10%, 올해는 13%까지 확대됐다. 이 가운데 중국이 30%를 차지해 해외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바나나맛우유'의 해외 진출은 2004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2008년에는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만 해도 중국은 흰 우유조차 대중화되지 않은 시기였다. 내부에서도 "시장성이 있을까"라는 회의론이 있었지만, 빙그레는 '없는 시장을 만든다'는 역발상으로 승부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