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군 현대화 계획인 ‘리-호라이즌 3’(Re-Horizon 3) 완료 시점을 2034년보다 크게 앞당길 방침이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역내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외부 위협에 대한 억지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길베르토 테오도로(Gilberto Teodoro Jr.)장관은 지난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무기체계의) 노후화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데 지금의 일정이면 완료 시점에 모든 것이 구식이 되어 있을 것“이라며 ”계획을 더 빨리 추진하기 위한 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테오도로 장관은 하버드 로스쿨에서 법학 석사를 취득한 민간 출신으로, 2007년에 이어 2023년에 두 번째로 국방장관에 임명됐다. 급변하는 안보환경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함께 국방 문제를 경제·산업 협력과 연계하는 폭넓은 시각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최근 국방부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2025 서울안보대화(SDD)’ 참석을 계기로 한국을 찾았다. 서울안보대화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지지하는 국가들이 연대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중요한 플랫폼이다.
필리핀의 현행 군사현대화법(RA 10349)은 2012년 제정돼 15년간 3단계로 이뤄지는 ‘호라이즌’ 계획을 규정하고 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해 2035년까지 잠수함·다목적 전투기·호위함·미사일 시스템 등 해·공군력 강화에 350억 달러(약 48조원)를 투입하는 ‘리-호라이즌 3’ 계획을 승인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군의 활동 증가 및 영토 침공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필리핀의 방위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