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공백 틈 타 기습 '가격 인상'…설물가 부담 커진다

윤 국기자 승인 2025.01.08 11:30 의견 0

새해 벽두부터 먹거리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치솟은 환율과 원자재값 상승에 따라 국내 주요 식품사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를 앞두고 농산물 가격까지 뜀박질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내란 사태에서 비롯된 국정공백은 장바구니 부담을 키우는 모습이다.

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오는 16일부터 청정원 마요네즈와 후추, 드레싱 가격을 평균 19.1% 올린다. 대형마트 기준 순후추(50g)는 3680원에서 4380원으로 19.0% 오른다. 프레시마요네즈(300g) 가격은 3100원에서 3380원으로 9.0% 인상된다. 이 밖에 드레싱류 가격도 평균 23.4% 오른다.

대상 관계자는 "국내외 원자재 가격 및 제조경비 지속 인상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식품사의 가격 인상 릴레이는 지난해 말부터 계속되고 있다. 고환율이 이어진 데다 기후플레이션으로 수입 원재료 가격이 크게 뛰면서 더이상 버틸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여기에 12·3 내란 사태로 촉발된 탄핵 정국은 국정 공백으로 이어지면서 정부도 속수무책이다. 지난해의 경우 정부는 주요 식품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가격 인상 자제를 요구하고 주요 유통기업에 정부 보조금을 투입하며 물가 안정에 총력을 쏟은바 있다.

이에 지난해 가격을 동결한 오리온은 최근 초코 과자 등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그 결과 '초코송이'가 2800원에서 3400원으로 600원 오르고, '톡핑아몬드&그래놀라'와 '톡핑헤이즐넛&그래놀라'는 1500원에서 1600원으로 100원 인상됐다.

동서식품도 마찬가지다. 국제 원두 시세가 날뛰자 11월 인스턴트 커피와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올렸다. 이로써 맥심 모카골드 믹스 180개입(2.16㎏) 제품 가격은 인상 전 2만3700원에서 인상 후 2만5950원으로 9.5% 인상됐다.

이외에도 동아오츠카가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오란씨파인비타민C와 나랑드사이다는 각각 1400원에서 1500원이 됐다. 포카리스웨트 캔(240㎖)과 데미소다(250㎖) 가격도 각각 1600원에서 1700원으로 100원 인상됐다. 오뚜기는 업소용 딸기잼 가격을 최대 10% 올렸다.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치킨 가격도 올랐다. 푸라닭 치킨은 12월30일 바질페스타와 제너럴 핫 치킨, 파불로 치킨을 제외한 치킨 메뉴 10종 가격을 최대 1000원 올렸다. 푸라닭 치킨을 운영하는 아이더스에프앤비 관계자는 "원재료, 임대료, 배달앱(수수료) 등 외식 산업에서 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가맹점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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