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심각한 경기 둔화 없이 물가상승이 낮아지는 '연착륙'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고경영자(CEO)카운슬서밋에서 "미 경제가 심각한 경기 둔화 없이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연착륙을 향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옐런은 "내게 연착륙이라는 것은 경제가 계속해서 성장하고, 노동시장은 탄탄한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하강하는 것"이라면서 "미 경제는 바로 그 길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노동부는 11월 CPI가 전년동월비 3.1% 올라 10월 상승률 3.2%보다 0.1%p 낮았다고 발표했다. 또한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0월에 비해 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학 교수 출신으로 미 금융위기 당시 연준 의장을 지내며 경제를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 옐런은 인플레이션이 현재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가고 있다면서 미국인들이 막판에 고통을 느낄 일도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유의미하게 하강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지금처럼 완만한 하강을 지속해 연준의 목표와 일치하는 수준까지 떨어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옐런은 미국인들 역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고 있다면서 덕분에 미 경제가 물가상승 속도를 완만하게 늦추도록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전망은 실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다. 물가가 가파른 속도로 뛸 것으로 예상되면 미래 소비도 당기는 사재기가 확산되고, 덩달아 물가도 더 오른다.
소비자들이 가파른 인플레이션을 예상하면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감원한파로 이어지는 고금리를 지속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옐런은 "장기 예상 인플레이션이 유의미한 수준의 급등세는 결코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경제가 정상을 되찾고, 노동시장이 일종의 완전고용 상태로 되돌아가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전세계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수개월간 경기논쟁을 벌였다.
미 경제가 연착륙할 것인지, 경착륙을 못 피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컸다. 연초 연착륙 전망이 우세했다가 하반기 들어 경착륙 우려가 불거졌지만 지금은 다시 연착륙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기에 지난 10월 미국 기업들의 채용 공고 건수가 2년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인력 연구소 UKG의 수석 고용 이코노미스트인 노아요시프는 “구인감소세가 지속하고 이직과 해고가 정체되는 등 고용시장의 수요와 공급간 균형이 더 잘 이뤄지고 있다”며 “미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전망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연방준비제도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드거운 고용시장이 보다 식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간 공급과 수요가 크게 불일치하면서 임금상승이 이어졌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고용수요 감소는 고용시장이 식고 있는 만큼 연준이 긴축 사이클을 끝냈다는 시장의 기대를 한층 뒷받침할 전망이다.
국제경제 분석·평가 기관인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루빌라 파루키는 “이 데이터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정점에 이르렀으며 연준의 다음 조치는 내년 2분기 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는 우리의 견해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전세계가 연결작용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재의 글로벌이코노미 생태에서 미국 경제는 세계경제에 특히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준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우리나라 기준금리의 인상을 불러왔고,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은행 대출금리를 오르게 만들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있는 자산과 대출을 다 끌어와 자기집을 마련한 이른바 '영끌'을 한 젊은 세대들의 이자부담을 크게 했다.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이 늘어나자 아파트를 사겠다느 사람의 수요가 급감했고, 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건설업종의 실적 저하로 이어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자가 늘어나자 소비를 줄이게 됐고, 식당과 호프집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매출은 20% 가까이 줄었지만 소상공인들도 대출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이중고를 겪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주는 미국경제의 연착륙 뉴스는 그만큼 반가운 소식을 수 밖에 없다. 미국경제의 연착륙 소식은 반가울 수 밖에 없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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