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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르키예까지 4개국을 방문한 7박 10일간의 순방 일정을 25일(현지시간) 마무리했다. 이번 순방은 AI·방산·원전 등 전략 산업 협력의 외연을 본격 확장한 동시에, 다자무대에서 글로벌 현안 해결을 주도하는 한국의 외교 위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날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에서 한국전 참전 기념탑 헌화와 재외동포·지상사 오찬 간담회를 끝으로 중동·아프리카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튀르키예를 국빈 방문한 이 대통령은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공화국 대통령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성명(MOU)’를 체결했다.

성명에는 △정무 △경제·산업 △과학기술 및 혁신 △방위산업 △에너지·환경 및 지속가능한 성장 △문화 및 인적교류 △지역 및 국제정세 분야의 한국-튀르키예 간 협력을 약속한 내용 등이 담겼다.

특히 튀르키예가 시노프 지역에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한국이 협상국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여지를 넓혔다는 점에서 이번 원자력 협력 MOU 체결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전력과 튀르키예전력공사가 서명한 MOU에는 양국이 원자로 기술, 부지평가, 규제·인허가, 금융 및 사업모델, 원전 프로젝트 이행 등에 대해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를 위한 공동워킹그룹 구성 추진 등의 내용도 MOU에 포함됐다.

대통령실은 설명자료에서 “원전 부지평가 등 초기 단계부터 한국이 참여할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향후 사업 수주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첫 방문국 UAE에서 초기 사업비만 3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사업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이 우선 참여하는 성과를 얻었다. 대통령실은 “한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 공동 구축에 참여하게 된 것 자체가 글로벌 AI 시장에서 의미 있는 기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UAE 대통령은 또한 대규모 방산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대통령실은 “최소 150억 달러 이상의 방산 수출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방문에서는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방산 협력,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추진 등에 뜻을 모았다. 특히 알시시 대통령이 한국 기업에 카이로 공항 확장 및 운영을 맡아 달라고 직접 요청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관련 수주 전망도 커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포용성장 회복에 기여할 역할을 강조했다.

이번 순방은 AI·원전·방산 등 한국 전략산업의 수출 기반을 강화하는 경제 외교 성과와 함께, 한국이 글로벌 거버넌스 논의에 복귀해 존재감을 강화했다는 의미도 있다. 특히 2028년 한국이 G20 의장국을 맡게 되는 만큼, 향후 국제 공급망 협력과 다자주의 복원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토대가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