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열린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한 우원식 국회의장 등 한국 대표단을 두고, 진보 진영에서 “우 의장의 진면목을 봤다”(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푸틴과 길게 말했다”(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 등 한국 측 성과를 강조하는 메시지가 분출했다. 다만 여야 지도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국 대표단 소속으로 전승절에 참석한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4일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리셉션장에서 우 의장이) 중간으로 가서 시진핑하고도 인사하고, 푸틴하고도 인사하고, 또 나중에 김정은하고도 (인사하러) 가려고 했다”며 “제일 적극적으로 얘기를 이끌어 낸 사람이 푸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푸틴이 일어나서 이 얘기 저 얘기하고, 오히려 푸틴이 우 의장에게 남북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며 “선 채로 3~4분 정도 얘기한 것 같다. 크렘린궁에서는 부인했지만 ‘(바이든) 날리면’ 보다는 훨씬 길게 말했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관련해선 "접촉을 꺼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망루) 밑에 가서 사진 찍는 척하면서 (북한 측과) 좀 접촉을 해보려고 했는데, 아예 고개도 돌려버리고 화난 표정으로 앉아있어 접근하기가 힘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에게 정정당당하게 접촉하려고 미리 생각하고 갔다"며 "우리는 북한과 가능한 한 가까이 배치해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아마 북한 쪽에서 조우하지 않게 (자리 배치를) 부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날엔 한국 대표단 소속인 박정 민주당 의원이 MBN과 인터뷰에서 “정상들이 순서대로 올라가다 망루에 올라가기 전에 VIP 룸에서 대기를 했다”며 “이때 (우 의장이) 김정은 위원장과 수인사 정도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또 박 의원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 의장이) 우리 한국은 한반도 평화를 잘 이뤄나가고 싶다고 말했다”며 “푸틴 쪽에서는 곧 러시아와 북한 회담이 있는데 전할 말이 없냐고 물어서 ‘계속적으로 러시아가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는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우 의장과 함께 중국에 방문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4일 “전승절 시진핑 주석 초청 오찬을 끝내고 두 행사를 치르면서 평소에도 존경했지만 우 의장의 진면목에 감탄했다”며 “우 의장이나 저나 독립유공자 후손이지만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날까? 많이 반성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이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