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새벽 미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여야 대표 회동 추진을 지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이 대통령은 오늘 서울에 도착한 후 우상호 정무수석에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포함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을 즉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공지했다. 이어 “영수회담은 과거 권위적인 정치 문화에서 쓰던 용어다. 지금은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는 장 대표 뿐 아니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함께 참석하는 3자 회동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전날 우 수석이 장 대표를 만나 이 대통령의 초대 의사를 전한데 이어, 이 대통령이 직접 회동 추진을 지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우 수석은 이날 민주당 의원 워크숍이 열린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침에 지시받았고, 정무수석실 차원에서 (국민의힘 측에) 연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확답하지 않았다.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 참석한 장 대표는 “여러 사람이 모여 앉아서 식사하고 덕담하는 건 영수회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안이 오면 어떤 형식으로 어떤 의제를 가지고 회담할지 협의한 뒤, 영수회담에 응할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한·미 정상회담에서 정확하게 어떤 합의가 있었고, 정확히 무엇을 주고받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설명이 있어야만, 또 야당 제안에 대해 일정 부분이라도 수용할 마음의 준비가 있어야만 회담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정 대표를 포함한 3자 회동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기류다. 당 관계자는 “두루뭉술한 회동을 피하기 위해서는 형식적으로도 독대가 적절하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장 대표는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회동을 의미하는 ‘영수회담’이라고 했다. 이는 단독 회동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