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박 6일간 순방에서 얻어낸 최대 수확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 구축이 꼽힌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언으로 긴장 관계가 형성됐지만, 이 대통령의 '칭찬 세례'로 한미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다만 대미 투자펀드 세부 내용 조율과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요구 문제 등 숙제는 남아 있다.
이 대통령은 방미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우호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휘한 백악관 리모델링을 언급하며 "품격 있다"고 말하거나, 노벨평화상을 희망하는 점을 고려해 "피스메이커를 해 달라"는 등 극찬을 쏟아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이 대통령을 향해 "어느 지도자보다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매우 훌륭한 인물"이라고 추켜세웠다.
회담 직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과 거래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긴장 흐름이 형성됐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올 초 백악관에서 논란이 됐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나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 대통령과 비슷한 처지에 놓일까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적대적인 기조가 사라졌고, 미국 측의 '깜짝 청구서'도 등장하지 않았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31일 관세 협상 타결 이후에도 농산물 개방 등 추가 요구를 이어온 바 있다. 이 대통령도 지난 24일 워싱턴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협상 내용을) 바꾸자는 요구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 서명식에서 "합의가 마무리됐다. 우리는 입장을 고수했다"며 기존 합의 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한국과의 무역 협상과 관련해 "그들이 뭔가 할 수 있을지 알아보려 했지만 합의를 지켰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내각 회의에서 "한국과 문제가 있었지만 어제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고 해결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그저 같은 합의를 지켰을 뿐"이라며 "그는 협정을 지켰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한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일본, 베트남 등 주요 교역국과의 무역 합의 상황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간 이견이 있는 쟁점을 미국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리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세부 사안에서는 여전히 의견 차이가 크다. 대미 투자 방식과 관련해 한국은 보증·대출 중심의 펀드 조성을 주장하지만 미국은 직접 투자 비중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양국 간 양해각서가 마무리되면 (대미 투자펀드 등에 관한) 문제들이 상세히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