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AI·반도체 촉 세우고 기민하게 대응해야”

최정훈기자 승인 2024.09.09 08:54 의견 0
최태원 회장이 ‘이천포럼 2024’ 폐막 세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글로벌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솔루션 등 미래 핵심 사업에 대한 국가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며 “촉을 높이 세우고 기민하게 대응하자”고 당부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토요일인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주요 계열사 CEO 등 그룹 경영진과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 회의를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유정준 부회장(SK 아메리카 대표), 서진우 부회장(SK 중국대외협력총괄), 장용호 SK(주) 사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이 참석했다.

최 회장 등은 이 자리에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과 9월 일본 총리 선거,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외 지정학 리스크 및 중국 경기침체 장기화 등이 글로벌 사업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사업 및 시장 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AI와 반도체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빠르게 키워야 하는 우리의 과제는 쉽지 않지만 반드시 감당해야 할 일”이라며 “나부터 더 열심히 앞장서 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가 영위하는 AI, 반도체, 에너지솔루션 사업 모두 국가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갖고 있는 만큼 사명감과 자긍심을 갖고 사업 경쟁력 제고와 사업 생태계 확장에 더 힘쓰자”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중요하고 시의성이 있는 의제가 있으면 종종 주말회의를 열어 경영진과 의견을 나누고 대응책을 모색해왔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 회장은 올해 들어 국내외에서 한국 재계를 대표해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는 동시에 미국 등에서 글로벌 빅테크 CEO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도출하는 등 AI·반도체 관련 광폭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과 6월 미국과 대만에서 엔비디아,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인텔, TSMC 등 빅테크 수장들과 회동한 데 이어 지난 8월까지 두 차례 SK하이닉스를 찾아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점검하는 등 현장경영도 병행하고 있다.

SK그룹 미래전략의 초점도 AI에 맞추고 본격적인 사업구조 재편(리밸런싱)을 진행 중이다. AI 하드웨어(SK하이닉스), AI 소프트웨어(SK텔레콤), AI 인프라(SK이노베이션+SK E&S) 등 AI 포트폴리오를 강화, 글로벌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 8월 이천포럼 등 그룹 내 굵직한 행사에서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곤 할 얘기가 없다”, “지금 확실하게 돈을 버는 것은 AI 밸류체인”이라며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적·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또, 지난 7월 제주포럼에서는 “SK 관계사들이 보유한 기술과 역량을 활용해 AI 인프라를 주도할 수 있는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 5일 국회에서 여야 대표들 만나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AI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에너지·탄소중립 문제 해결을 위한 초당적 지원과 협조를 요청했다. 앞서 3일에는 한국을 찾은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을 만나 SK그룹을 비롯한 한국 기업에 대한 초당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등 양국 경제협력 증진 방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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