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대표 / 사진=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을 재추진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이사도 선임될 수 있도록 집중투표제를 활성화하겠다”며 “감사위원 분리 선출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경영 감시 기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은 최근 국회 재표결 끝에 폐기된 민주당 주도 기존 상법개정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이를 포함해 ‘더 세진’ 상법개정안을 재추진하겠다는 공약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주식시장 활성화 공약을 발표하면서 “회복과 성장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가지수 5000시대를 열겠다”며 “이를 위해 기업지배 구조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주가 4000시대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던 것보다 목표치를 더 높인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주식 시장 활성화 간담회에서도 상법 개정 재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참 듣기 싫은 이야기인데,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황당한 말까지 생길 정도”라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한국 시장에 대한 불신이 많아진 상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상법개정에 실패했는데 최대한 빠른 시간 내 다시 해야 한다”고 했다. 재계의 거센 반발을 의식한 듯 “이해가 안 된다”며 “집안에서 혜택 보고 규칙 안 지켜 부당한 이익 얻으면서 어떻게 글로벌 기업과 경쟁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도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고질적인 원인 중 하나”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간담회 현장에서 스스로를 ‘휴면 개미’라고 표현하며 ‘개미 표심’ 잡기에 나섰다. 그는 “(나도) 꽤 큰 개미 중 하나였다”며 “정치를 그만두면 나도 주식시장 되돌아갈 가능성이 99.9%”라고 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 패배 후 불거졌던 주식 투자 논란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잠깐 대선에 떨어져서 (앞으로) 상당 기간은 정치를 안 하겠다 싶어 나름 연구 끝에 조선주를 사놨는데 갑자기 국회의원이 됐다”며 “그 바람에 ‘(의도적으로) 방산주를 산 것 아니냐’는 해괴한 공격을 당해서 손해 보고 도로 팔았다. 지금은 세 배 넘게 올랐더라”고 했다.

이밖에 이 전 대표는 주가조작 세력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예고했다. 그는 “주가조작,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한 번이라도 주가조작에 가담하면 다시는 주식시장에 발을 들일 수 없게 하겠다”고 했다. 이어 “쪼개기 상장 시 모회사의 일반주주에게 신주를 우선 배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상장회사의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해 주주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 및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제도 개선 등도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