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WHITEHOUS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자동차 부품에 대한 일시적 관세 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에 대한 상호관세 철회 조치를 두고 ‘관세 후퇴’ 논란이 일자 직접 “누구도 봐주지 않겠다(Nobody is getting off the hook)”며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던 것과는 다른 결정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의)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 내 생산 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 시간을 더 주기 위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부품에 대한 일시적 면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 백악관에서 열린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일시적 관세 면제를 검토하는 대상이 또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동차 회사들을 도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들(미 자동차 회사)은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 생산되던 부품을 여기서(미국에서) 생산할 예정이라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관세 유예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동차 부품에 부과하는 관세 면제 조치가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될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이달 3일부터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엔진, 변속기, 파워트레인 등 자동차 핵심 부품에 대한 관세는 다음 달 3일 이전에 발효하기로 했다. 이날 발언은 이를 유예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관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는 안도감을 줄 수 있지만,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자동차, 그리고 크라이슬러의 모회사인 스텔란티스 NV의 주가는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에 대한 관세 유예 조치도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나는 매우 유연한 사람이다. 마음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유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이 관세 예외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최근 팀 쿡 (애플 CEO) 관련 일을 비롯한 모든 일을 도왔다”며 “누구도 해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우리는 우리나라를 위대한 자리에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약품에 부과하는 관세 관련해서는 “머지않은 미래에 부과할 것”이라며 “관세가 더 많을수록 (외국) 회사들은 더 빨리 (미국으로 생산 시설을) 이전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혼란스러운 관세 정책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광범위한 관세 계획을 자주 변경하면서 시장, 기업, 무역 상대국들은 혼란스러운 신호를 받고 있다”며 “백악관은 무역 불균형을 줄이기 위한 수십 개의 새로운 협정에 대한 협상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협상을 이끌고 있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이날 “한국과 다음 주 무역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지난주에는 베트남, 수요일에는 일본, 다음 주에는 한국과의 협상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미국 정부가 한국, 영국, 호주, 인도, 일본과의 협상을 우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베선트 장관의 최우선 목표(top targets)에 이들 5개국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