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당 대표 사퇴…"계엄 막은 게 보수정신, 후회 않는다"
최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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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6 15:31 | 최종 수정 2024.12.1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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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당 대표직을 사퇴했다. 지난 7·23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 5개월여 만이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며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최고위원회가 붕괴돼 더 이상 당 대표로서 정상적인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2024년 선진국 대한민국에 계엄이라니 얼마나 분노하시고 실망하셨겠나"라며 "탄핵으로 마음이 아프신 우리 지지자분들께 많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마음을 생각하면서 탄핵이 아닌 이 나라의 더 나은 길을 찾아보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며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다.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사태를 놓고는 "당 대표와 의원들이 국민과 함께 제일 먼저 앞장서서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한 불법 계엄을 막아냈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켰다"며 "전 그것이 진짜 보수의 정신이고, 제가 사랑하는 국민의힘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부정선거 음모론자와 극단적 유튜버 같은 극단주의자들에게 동조하거나, 그들이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공포에 잠식당한다면 보수에 미래가 없을 것"이라며 "그날 밤 계엄을 해제하지 못했다면, 다음 날 아침부터 거리로 나온 우리 시민과 젊은 군인들 사이에 유혈사태가 벌어졌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날 밤 저는 그런 일을 막지 못할까 봐 너무나도 두려웠다"며 "아무리 우리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도 우리가 군대를 동원한 불법 계엄을 옹호하는 것처럼 오해받는 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해낸 이 위대한 나라와 국민을, 보수의 정신을, 우리 당의 빛나는 성취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그제 의원총회장에서 일부 의원들의 격앙된 사퇴 요구를 받고 나올 때, 어느 젊은 기자 한 분이 제가 당 대표에서 쫓겨나는 이유가 된 이번 '탄핵 찬성'을 후회하느냐고 물었다"며 "잠깐 동안 많은 생각들이, 인생에서 많은 장면들이 스쳐 갔다. 마음 아프신 우리 지지자분들을 생각하면 참 고통스럽지만 여전히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어떤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과 주권자인 국민을 배신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계엄이 잘못이라고 해서 민주당과 이재명의 폭주와 범죄 혐의가 정당화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의 재판 타이머는 멈추지 않고 가고 있다. 얼마 안 남았다"며 "국민께 감사드린다. 비판해 주신 국민들께도 감사드린다. 당원 동지들과 우리 당직자들께도 감사드린다. 나라가 잘됐으면 좋겠다"며 "고맙다. 고생 많으셨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배웅을 나온 권성동 원내대표와 윤상현 의원의 어깨를 두드리며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후 정책위의장·원내대표·당 대표실을 들러 직원들과 차례로 악수한 뒤 "당을 잘 이끌어달라,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달라. 고맙다"며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그는 본청을 나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 추운 날 와주셔서 고맙다. 저는 괜찮다"며 "저는 이 나라가 잘 되게 하는 데 끝까지 최선을 다할 거다"며 자신의 연설문을 건넸다.
지지자들이 한 대표를 연호하며 울먹거리자 그는 "걱정 마시라. 제가 지키겠다"며 "저를 지키려고 나서지 말아라. 제가 여러분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여러분, 저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밝힌 뒤 자리를 떠났다.
지난해 12월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정계에 입문한 한 대표는 4·10 총선 국면을 이끌었다. 이날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지난 7·23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이후 5개월여 만에 물러나게 됐다.
한 대표가 사퇴하면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당을 임시로 지휘하고, 당은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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