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계엄과 탄핵 정국에 환율 급등…식품값 또 오르나
윤 국기자
승인
2024.12.11 14:52
의견
0
윤석열 대통령의 12·3 불법 계엄와 그에 따른 탄핵 정국 여파가 밥상머리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원화 값이 급락하고 있는 반면 이상 기후 등에 따라 커피, 식용유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 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고(高)환율 국면이 길어질 경우 올해 이미 한 차례 주요 식료품 가격을 올린 식품업계가 2차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1원 내린 1,426.9원에 마감했다. 계엄 사태 이후 1,410.1원(4일)→1,415.1원(5일)→1,419.2원(6일)→1,437.0원(9일)으로 이어지던 환율 상승세가 5거래일 만에 꺾인 것이다. 정부가 이날 개장 전 "과도한 시장 변동성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며 구두 개입에 나선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정치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환율이 1,400원 선 이하로 다시 내려가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많다. 일부에선 환율 상단을 1,50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밀가루·식용유 등 각종 원재료를 수입해 가공하는 식품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라면 주원료인 소맥분(밀가루)과 팜유 등은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간장·된장 같은 장(醬)류 제품도 수입산 대두를 쓰는 경우가 많다. 환율이 오르면 원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원당·원맥·대두를 수입해 설탕과 밀가루, 식용유 등을 만드는 CJ제일제당은 3분기(7~9월) 사업보고서에서 환율이 10% 상승하면 세후 이익이 142억 원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식품기업 관계자는 "2010년대 내내 1,000~1,100원대였던 환율이 2022년부터 1,300원대로 굳어져 부담이 커졌는데 1,400원대까지 오르면 답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구매 부서, 경영전략실 등이 모여 환율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인사이드K,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