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 한국 작가 사상 첫 노벨문학상 수상
김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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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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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올해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한강의 작품 세계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냈다.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고,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2000년 노벨 평화상을 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햇수로는 24년 만이다. 아시아 국적의 작가가 수상한 것은 2012년 중국의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18번째 수상자이고 아시아 여성으로서는 최초의 기록이다.
수상 사실이 알려진 이후 노벨위원회는 유튜브 계정을 통해 한강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인터뷰 내내 "놀랍다"는 말을 반복한 한강은 "한국 문학 독자들과 내 친구 작가들에게도 좋은 일이 되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강은 1970년 11월 광주에서 태어났다. 한강의 아버지는 소설 '아제아제바라아제', '새터말 사람들'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한승원이다. 이후 서울로 올라온 한강은 1993년 계간지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을 비롯한 시 4편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듬해에는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서 '붉은 닻'이 당선되며 본격적으로 소설가의 길을 걸었다.
죽음과 폭력 등 인간의 보편적인 문제를 서정적으로 풀어낸 한강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장편 '소년이 온다',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풀어낸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사건을 소설로 다루기도 했다.
한강은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작품 세계로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받았다. 이상문학상의 경우 부녀가 최초로 수상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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