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한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우리 군 숙원인 핵잠 확보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건조 장소, 연료 확보, 막대한 비용 등은 핵잠 확보에 있어 넘어야할 큰 과제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직접 팩트시트의 내용을 발표하면서 “한미 양국은 대한민국의 수십 년 숙원인,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필수 전략 자산인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기로 함께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한미가 공동으로 발표한 팩트시트에도 “미국은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 미국은 이 조선 사업의 요건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명문화됐다.
이에 따라 핵잠수함 확보 문제가 문서로서 공식 담보됐다.
한국은 이미 잠수함 선체와 소형 원자로 건조 능력은 대부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료로 쓸 농축 우라늄 확보가 어려운 과제였는데 팩트시트에 미국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적시되면서 연료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핵잠을 한국과 미국 어디에서 건조할지 팩트시트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한국에서 건조한다는 전제 하에 미국과 협의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핵잠수함을 어디서 건조할지 결정이 됐냐’는 질문에 “(한미) 정상 간 논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 내 건조를 전제로 진행됐다”며 “그래서 건조 위치에 대해선 일단 (국내로) 정리됐다고 본다”고 답했다.
위 실장은 “배(잠수함)는 여기(국내)에서 짓고, 원자로도 우리 기술로 할 수 있다”며 “미국으로부터 연료를 받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 장소로 한화오션이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를 지목한 바 있어 장소 선정문제가 완전히 정리되는 것은 추가 협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
정부는 핵잠을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필리조선소는 잠수함 건조 시설이 없고 한국에서 제작한 부품 반입 문제, 원자로 건조 장소, 유지·보수·운영(MRO) 문제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또 연료 확보 문제를 놓고도 추가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 한미 원자력협정은 평화적 목적에 국한됐기 때문에 핵잠 원료 확보를 위해선 한미가 별도의 협정을 맺어야 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과 대내외 발표로 인해 미 행정부 내 있을 수 있는 반대 기류를 잠재울 지라도 미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