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통령실

한미 통상·안보 협상 결과를 총망라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나오기까지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대통령실 참모와 관계부처 장관들은 대면·비대면으로 수십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정말로 어려웠던 것은 빨리 합의해라, 빨리하지 못하는 게 무능한 거다, 상대방의 요구를 빨리빨리 들어줘라, 이런 취지의 압박을 내부에서 가하는 그런 상황들이 참으로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통상·안보 관련 팩트시트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추상적인 문헌처럼 보이기도 하고 또 개인적 이해관계나 정치적으로 보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적당히 넘어가자는 의견도 적지는 않았다. 대외적 관계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정치적 입장이 좀 다르더라도 국익과 국민들을 위해서 합리적 목소리를 내주면 좋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전면에서 정말 힘센 강자와 우리의 국익을 지키기 위한 협상을 하는데 그걸 버티기도 참 힘든 상황에서 자꾸 발목을 잡거나 왜 요구를 빨리 안 들어주느냐고 하는 것은 참 견디기 어려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번 협상이 일종의 힘의 관계에 의해 일방적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있었고 국익이나 국민의 삶보다는 힘의 관계에 밀려 국익을 훼손할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국익에 관한 한, 대외적 관계에 관한 한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서 국익에 반하는 합의를 강제하거나 또는 실패하기를 기다려서 공격하겠다는 심사처럼 느껴지는 그런 내부적인 부당한 압력은 참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부연했다.

강자와 협상에서 유일한 힘은 버티는 것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어쩔 수 없이 응해야 하는 협상에서 손실을 최소화해야 했고, 이에 따라 시간도 걸렸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추가로 새롭게 얻어내기 위한 능동적 적극적 협상을 하는 게 아니고 상대의 요구에 의해서 국제질서 재편에 따라서 어쩔 수 없이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는 비자발적 협상이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가 가진 최대의 무기는 버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우리의 유일한 힘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한 불가피하고도 유일한 조치였다. 늦었다고 혹여 지탄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조인트 팩트시트 내용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은 우라늄 농축·재처리 문제, 핵추진 잠수함 등 안보 관련 의제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실제적인 세부 문안 작성에 있어서는 매우 여러 가지 다른 의견들을 제시했다"면서 "우리 역시도 이게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글자 하나 사안 하나 이렇게 소홀히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라늄 농축이나 핵 재처리 문제, 또 핵추진 잠수함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 내에서 약간의 조정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