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중진이자 옛 친(親)윤석열계 맏형 격인 권성동 의원에 이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국민의힘이 진열 재정비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의 연설을 보이콧하는 등 야당이 다시금 대여(對與) 강경 투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고자 국회를 방문한 4일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의원들은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비판하며 검은색 마스크와 넥타이에 어두운색 정장을 입었고, ‘자유민주주의’가 적힌 근조 리본을 달았다.
이 대통령이 로텐더홀 입구에 도착하자 일부 의원은 “범죄자 왔다. 범죄자”, “꺼져라”, “재판받으세요”라고 외쳤다.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동안 비공개 의원총회를 진행한 국민의힘은 또 의원 일동 명의로 성명을 발표했다.
당은 “작년 12월 3일 밤 국민의힘 107명 의원 누구도 의총 공지 문자메시지로 표결을 포기하거나 방해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는 것을 국민 앞에 증언한다”며 “의결정족수가 채워졌음에도 이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올 때까지 표결을 미룬 국회의장을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야당의 불참 속, 이 대통령은 여당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본회의장에 입장해 시정연설을 마쳤다. 이 대통령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먼저 인사한 뒤 텅 빈 국민의힘 의원들의 좌석을 바라보며 “좀 허전하군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전날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 특검)은 추 의원에 대해 내란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을 받고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바꿔 다른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다.